도박판에서 알게 된 재력가를 해외원정 사기도박에 끌어들여 거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16일 서울경찰청 외사과에 따르면 부동산 여러개를 소유한 재력가인 A(42.부동산임대업)씨는 2007년 11월 서울 강남일대 사설도박장에서 알게 된 황모(42)씨 일행 3명과 중국 원정 도박길에 올랐다.
당초 해외여행을 가자는 게 황씨 제안이었지만 막상 찾아간 중국 허난성에는 강모(39)씨가 단장해 놓은 사설도박판이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A씨는 황씨 일행과 밤새 계속된 도박판에서 일명 '바카라'라는 도박을 했지만 솜씨가 좋지 못했고 차용증만 쓰면 칩형태로 무제한 빌려주는 도박자금에 손대다 몇시간만에 7억원이라는 거액을 날려버리고 말았다.
함께 도박을 했던 황씨 일행 3명도 12억원을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강씨는 A씨와 황씨 일행이 빈털터리가 되자 돈을 갚으라며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고 급기야 A씨와 황씨 일행으로부터 여권을 빼앗고 호텔방에 감금해버렸다.
곤경에 빠진 A씨는 한국 광저우 총영사관에 신고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함께 있던 황씨가 A씨에게 솔깃한 제안을 내놨다.
황씨는 "우린 빌린 돈을 모두 갚아 여권을 돌려받았다. 당신이 빌린 돈의 반을 강씨 통장으로 넣으면 한국에 돌아가도록 도와주겠다"며 슬며시 손을 내밀었다.
겁에 질려 있던 A씨는 다른 생각은 할 틈도 없이 국내에 예금해 뒀던 3억5000만원을 강씨 통장으로 송금했고 곧 호텔에서 풀려나 도망치듯 국내로 돌아왔다.
돈은 날렸어도 모든 일이 무사히 끝났다고 생각한 A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얼마 후 광저우 총영사관으로부터 자신의 피해 사실을 통보받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기가막힌 사기극에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황씨 일행은 처음부터 A씨를 원정도박판에 끌어들이기로 강씨와 공모한 뒤 중국에서 함께 도박을 하며 거액을 잃어주는 역할을 맡는 한편 강씨는 돈을 날린 A씨와 황씨 일행을 함께 감금하며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악역을 맡은 것.
A씨가 강씨 통장에 입금한 돈 일부는 여러 차례 계좌이체를 거쳐 수표로 인출돼 황씨 일행에게 수고비조로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정 도박판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에게 감쪽같이 속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도박을 하며 친분을 쌓게된 황씨 일행을 쉽게 믿었을 뿐 아니라 호텔에 감금됐을 당시에도 황씨 일행에게서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황씨 일행은 부동산이 꽤 있는 A씨의 재력을 노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황씨와 강씨를 사기 및 상습도박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달아난 일행 남모(42)씨 등 2명을 지명수배했으며 사기피해자인 A씨를 원정도박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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