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5일 목요일

승부 게임은 안 된다

호주의 퍼블리싱 앤드 브로드캐스팅 그룹의 소유주 캐리 팩커는 브루나이 왕국의 술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상 아드난 카쇼기와 함께 도박 역사상 3대 큰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캐리 팩커는 1995년 라스베이거스에서 바카라 게임으로 약 340억 원을 잃더니 같은 해 9월 런던에서 3주 동안 약 290억원을 잃은 뒤 이를 만회하려다 카지노 사상 전무후무한 거액을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물론 그만큼 따기도 했지만 개인 재산이 9조 원대에 이르는 그에게 이 정도의 손실은 그리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재산이 수천억 원 있는 사람에게 몇 천만 원의 손실은 그리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연봉 3천~4천만 원 받는 사람이 하룻밤에 3천만 원을 잃었다고 생각해보라. 그것이 기억 속에서 사라질까? 돈을 잃은 그 순간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것이고, 그 사실을 드디어 깨닫고나면 최악의 절망감에 시달릴 것이다. 3천만 원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다니! 월급쟁이인 당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잃은 돈에는 미련을 두지 말고 깨끗이 잊어버려야 하는데 사람의 심리가 그렇지 못하다. 돈을 잃은 순간부터 머리 속을 지배하는 생각은 ‘빨리 원금 회복을 해야겠다. 어떻게 빠른 시간 안에 원금 회복을 할까? ’뿐이다. 점점 집착이 심해지고 과거에 돈을 땄던 경험이 자꾸 떠오른다. 게임을 한 번만 해보면 잃은 돈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카드들이 눈앞에 어른거리며 한 번만 더 해보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특히나 그 돈이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되는 경우, 그리고 그 잃은 액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 큰 경우에는 게임으로 돈을 회복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이것이 모두 생각만으로 그친다면 여전히 인생은 당신 자신의 것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잃은 돈을 되찾을 생각에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빌붙거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돈을 마련해서는 게임에 더 많은 돈을 쏟아 붓는다. 결국 끝이 뻔한 싸움에 스스로를 내던지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겠다고 욕심을 내면 바로 그 시점부터 카지노의 노예가 되어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되고 부담감에 쫓겨 돈을 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탐욕은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 가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몬테칼로시스템에 따라 게임을 할 경우에는 과거 행운의 흔적이 남지 않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거기에 자금 관리, 배팅금액 조절, 시간 관리 등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수준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의 돈을 잃고도 다음엔 이길 수 있다는 환상에 처음부터 빠지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게임은 그저 게임으로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평범한 사람들이 거액을 걸고 하는 승부 게임을 할 경우에는 이성의 힘으로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한 달에 2~3백만 원 버는 월급쟁이와 하루에 몇 십억을 벌어들이기도 하는 사람들의 씀씀이를 서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큰 부자는 무리한 지출을 한다 해도 해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월급을 받아 생활을 꾸려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은 한번 실수를 하면 매일 그 실수에 눌려 살아야 하므로 돈 있는 사람들의 배팅 액수를 쫓아가려다 가랑이뿐만 아니라 인생도 찢어버리지 말고 자신에게 흔적이 남지 않을 만큼의 금액을 배팅해야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